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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이런 가격표 정책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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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차를 고르기 위해 가장 열심히 쳐다보는 것이 아마도 가격표일 것입니다.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옵션들이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옵션들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미묘한 – 경우에 따라서는 속임수처럼 느껴질 정도의 – 차이를 숨기고 있다면 나중에 느끼는 배신감은 매우 큽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 브랜드들의 옵션표를 대표적 모델을 사례로 분석해 봤습니다.

 

르노 삼성 자동차의 SM6는 엔진에 따라 트림의 구성이 다르고 세부 사항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유와 목적이 분명합니다. 또한 그 차이가 매우 작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2.0 GDe는 PE-SE-LE-RE로 가장 폭 넓은 트림 구성을 갖습니다. 비하여 1.5dCi 디젤은 PE-SE-LE로, 1.6TCe는 SE-LE-R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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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2.0GDe는 가장 폭 넓은 시장을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디젤 모델은 경제성을 무기로 실용성을 추구하는 고객을 공략하며 최고급 RE 트림을 제외함으로써 디젤 모델의 높은 가격이 가격표에서 두드러지는 것을 완화하는 시각적 착각을 노리는 목적도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최상위 모델인 1.6TCe는 SM6가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추구한다는 점을 트림 구성에서도 보여줍니다. 즉 최저 트림인 PE를 제외함으로서 진입 가격을 높이고 기타 엔진과 가격면에서도 분명한 차별점을 두려는 것입니다. 이렇듯 목적과 구성이 또렷합니다.

 

트림을 구성하는 장비 리스트도 매우 이해하기 쉽습니다. 2.0GDe와 가장 비슷한 포지션을 갖는 1.5dCi 디젤은 2.0GDe와 파워트레인을 제외한 트림의 옵션 구성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경제성을 중시하는 디젤 모델에는 오토 스탑/스타트가 기본 적용된다는 것과 소음이 단점인 디젤 모델은 기본형인 PE 트림부터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가 기본 적용이라는 것입니다. (가솔린 2.0GDe는 그 위인 SE 트림부터 기본 적용) 그리고 최상위의 RE 트림이 없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2.0GDe에서는 RE 트림에만 적용되는 19인치 휠/타이어 + 액티브 댐핑 컨트롤 서스펜션을 1.5dCi은 LE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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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dCi에서도 완벽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도록 2.0GDe RE 트림에는 기본 적용되는 사각지대 경보, 전/측방 경보,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을 추가한 디젤 전용 드라이빙 어시스트 페키지 II를 제공합니다. 최상위 모델인 1.6TCe도 터보 모델 전용인 트윈 머플러가 적용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SE와 LE 트림은 2.0GDe와 장비 수준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SM6 전체의 최상위 트림인 1.6TCe RE 트림과 2.0GDe RE에서는 패키지 옵션인 19인치 휠/타이어 + 액티브 댐핑 컨트롤 패키지와 LED 라이팅 패키지 I을 기본 사양으로 포함시켜서 차별화를 꾀합니다.

 

이렇듯 SM6는 매우 이해하기 쉬운 옵션 구성표를 제공합니다. 각 엔진별 특징과 포지셔닝의 차별화를 꾀하는 수준 정도에서 잘 억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0GDe를 기준으로 디젤 엔진은 스타트/스톱을 포함하여 150만원이 비싸다는 것을 사양이 똑같은 SE 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디젤 PE 트림의 차음 글라스는 공짜라는 것을 알고 나면 경제성이 높은 PE 트림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150만원의 디젤 추가 가격은 경쟁 브랜드의 250만원 수준에 비하여 엔진 출력이 낮은 것을 충분히 감안하고도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옵션 선택에 실수를 하고 출고된 다음에 망연자실할 우려도 작고 영업사원도 실수할 일이 작습니다.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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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쏘나타는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물론 엔진의 가짓수나 트림의 종류가 많다는 점, 모델이 오래 판매되어 그 동안 세부 수정이 많아서 복잡성이 증가했다는 점 등의 이유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엔진 별 트림 구성에는 나름 논리가 있습니다. 중심이 되는 가솔린 2.0 모델이 트림의 폭이 가장 넓은 것은 SM6와 마찬가지입니다. 스타일-스마트-모던-프리미엄 스페셜로 구성됩니다. 디젤 1.7과 가솔린 1.6터보도 스타일-스마트-모던-프리미엄으로 구성되는데 가솔린 2.0과는 프리미엄 스페셜과 프리미엄으로 최상위 트림에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이름은 그렇습니다.

 

가솔린 2.0과 1.6터보, 디젤 1.7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본 트림인 ‘스타일’의 경우 2,255만원인 2.0 가솔린 모델과 2,505만원인 1.7 터보 디젤 모델은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는 사양이 ‘거의’ 똑같습니다. 가격차는 250만원입니다. 디젤에는 7단 DCT와 ISG가 적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지 않은 가격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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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의’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솔린 2.0은 물론 1.6터보에도 스마트 트림부터 적용되는 아웃사이드 미러 내장 LED 방향지시등이 유독 디젤 1.7 모델에만 기본 스타일 트림에 적용된 것입니다.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전용 외관 디자인 패키지와 D컷 가죽 스티어링 휠 + 시프트 패들과 가죽 변속기 노브 적용으로 차이가 더 큰 가솔린 1.6터보가 더 이해가 됩니다. 보편적인 2.0에 비하여 한 끗 다른 느낌을 큰 부담 없이 제공하려는 1.6터보의 성격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크다면 큰 차이와 함께 살짝 높은 출력과 좋은 연비, DCT와 ISG를 포함하고도 2,399만원으로 가솔린 2.0보다 144만원이 비싼 가솔린 1.6터보는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바로 위 트림인 ‘스마트’에서는 이른바 옵션 장난이 서서히 커집니다. 2.0 가솔린 ‘스마트’ 트림에는 기본인 가죽 및 열선 스티어링 휠과 가죽 변속기 노브가 1.7 터보 디젤 ‘스타일’ 트림에는 적용되지 않은 것입니다. 옵션 패키지로도 제공되지 않고 그 위의 ‘모던’ 트림에서 기본 적용됩니다. 또 반대로 스타일 트림에서는 가솔린 모델에서는 빠졌던 아웃사이드 미러 내장 LED 방향지시등이 스마트 트림에서는 모두 적용되었습니다. 즉 스타일 트림에서는 업그레이드였던 디젤 1.7이 이번에는 다운그레이드 된 셈입니다. 논리적 이유가 없습니다. 그 대신 디젤과 가솔린 모델 간의 가격차이가 235만원으로 15만원 줄어들었지만 이것만으로 이 혼란과 상실을 상쇄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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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1.6 터보는 2.0 모델과 비교할 때 터보 전용 듀얼 싱글팁 머플러와 리어 디퓨저, 전용 알로이 휠이 적용된 대신 열선 스티어링 휠은 없습니다. 열선 스티어링 휠이 D컷 스포츠 스티어링 휠에는 적용할 수 없어서였다면 이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의 ‘모던’ 트림에는 적용됩니다. 2.0 모델과의 가격차이가 이미 155만원으로 11만원 늘어나서 그랬던 것일까요? 이해할 수는 있지만 아쉬운 일관성입니다.

 

그 위의 ‘모던’ 트림에서도 비슷한 혼란은 계속됩니다. 가죽 및 열선 스티어링 휠이 모두 적용되어 문제가 사라지는가 했더니 또 다른 혼란이 시작됩니다. 디젤 1,7에 적용된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와 뒷좌석 열선 가운데 전자는 1.6 터보에서, 후자는 2.0에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최상위 ‘프리미엄’ 트림에서 나타납니다. 이번 ‘모던’ 트림에서는 디젤 1.7이 옵션에서 가장 우세한 셈입니다. 가솔린 2.0과의 가격차는 디젤은 268만원으로 늘어났고 1.6터보는 148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아하 알겠습니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가 뒷좌석 열선보다는 비싸군요. 이런 것을 소비자가 알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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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장난의 결정판은 최상위 트림에서 나타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가솔린 2.0은 최상위 트림이 ‘프리미엄 스페셜’이고 나머지 두 엔진은 그냥 ‘프리미엄’입니다. 막연히 가솔린 2.0의 옵션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가솔린 2.0과 1.6터보, 디젤 1.7의 옵션이 비소로 똑같아지고 ‘스페셜’의 이름을 가솔린 2.0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옵션상의 차이는 전동식 뒷면 유리 커튼 딱 하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가격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디젤은 215만원, 1.6터보는 단 80만원밖에 2.0 모델보다 비싸지 않았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그리고 심각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가솔린 2.0과 디젤 1.7은 모던 트림부터, 1.6터보는 프리미엄 트림에만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됩니다. 엔진 별로 적용 시점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대용량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스포츠 드라이빙 성향이 강화되는 기타 옵션들이 적용되었다면 그 트림부터 대용량 브레이크가 적용되는 것이 맞겠지만 옵션 구성을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이 같은 엔진에서 두 종류가 존재할 이유 자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하위 트림은 다운그레이드가 되었다는 의심을 갖게 만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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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종 보스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하이브리드는 가격이 있어서인지 스타일 트림이 없고 스마트 트림부터 시작합니다. 상위에는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스페셜 트림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하는 것이 특이하더군요. 하지만 이름만 비슷할 뿐 옵션 구성의 논리는 전혀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일반 모델에는 스마트 트림 이상에는 기본 적용인 7인치 디스플레이 + 후방 모니터가 하이브리드에서는 모던도 아니고 그 위의 프리미엄 트림에서나 적용되고 ECM 룸미러도 일반 모델은 모던 트림부터 적용되는데 하이브리드는 최상위 프리미엄 스페셜에서나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LED 헤드램프의 경우는 일반 모델에서는 프리미엄 트림에서나 적용되지만 하이브리드에서는 모던 트림부터 기본 적용입니다.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는 하이브리드의 목적을 위하여 이렇게 구성했다고 하기에는 고객들의 혼란이 너무나도 큽니다. 트림의 이름에서 떠올릴 수 있는 옵션 목록이 존재할 수 없다시피 할 정도입니다.

 

저는 왜 이런 가격표 정책을 취하는지 현대차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회사 내부적으로는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튜닝이나 기술적 적합성 여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차이가 고객들에게는 속임수처럼 보이고 신뢰를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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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경우도 현대차보다는 덜하지만 이른바 옵션 장난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스토닉 가솔린처럼 디젤 엔진 + 7단 DCT가 240만원 패키지일 뿐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옵션이 똑같아지고 주행 보조 패키지가 기본 트림부터 선택할 수 있는 등 옵션 구성이 투명해지는 개선이 보이고 있습니다.

 

쉐보레의 경우도 대체로 일목요연한 편입니다. 소형 SUV의 원조인 트랙스는 디젤 모델이 디젤 엔진과 PTC 히터를 포함하여 240만원 패키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솔린과 디젤 모델의 옵션이 똑같습니다. 하지만 가격에 고통이 많았던 올 뉴 크루즈는 250만원의 가격차를 줄여보려고 디젤의 LT 디럭스 트림에서 스마트 키와 크룸 인서트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삭제하는 등 효과에 비해 옵션표의 투명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여 안타깝습니다.

 

이렇듯 가격표를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옵션과 가격 구조일 것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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