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준대형# 묻지마 베스트셀러# 여러가지 수식어를 가진 그랜져는 현재 끝물이다.

더군다나 같은 그룹사 경쟁모델인 기아 K8 하이브리드가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해서 그런가 더욱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K8의 1.6터보 하이브리드와 달리 그랜져는 2.5MPI 하이브리드로 파워트레인부터 다르다. 

한편으론, 더 오래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충분한 검증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라고 주장할수도 있고, 한편으론 그냥 구형 파워트레인이라 평가할 수도 있겠다. K8의 신형 파워트레인이 연비와 출력이 약간 더 우월하다.

터보 엔진이 아닌 2.5 자연흡기 엔진은 1.6터보에 비해 부드러운 가속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K8 하이브리드와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트렁크 공간이다. 그랜져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단점은 협소한 트렁크 공간인데, K8 하이브리드는 이 점을 개선해서 일반 모델과 같이 넓다.

그렇다면 그랜져 하이브리드는 장점이 없는가? 그렇진 않다. 현재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르블랑 모델은 거의 모든 필수 장비가 기본으로 장착되면서 가격이 매우 좋다. 출시 초기엔 이러한 가격에 절대로 이 모든 장비를 제공해 주지 않았었다.

꼭 모델이 끝물이 되고, 경쟁모델이 등장해야 이런 좋은 가격구성을 내놓는것 보면 참 소비자 입장에서 열받는다.

또한, 그랜져 하이브리드는 정말 조용하다. N.H.V는 이 등급의 차라고 믿기 힘든 수준이다. 제네시스 G80보다도 조용한것 같다. "소음과 진동은 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수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시동을 걸고 나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시동이 걸려있는지 모르기 쉽다. 그렇기에 도심에서 주로 운행하는 소비자라면 아주 적합한 모델이다. 연료를 가득채우면 주행가능 거리가 1천키로 이상 계기판에 나오는것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이래서 하이브리드 사는것 아닌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에서 끝임없이 재충전하고, 저속에서 최대한 전기 모터로 주행하여 연비는 리터당 13~15키로 정도 되고,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서면 20키로 가까이 나온다.

이러한 경제성, 도심 주행에서의 효율성은 시원시원한 가속력, 소위 잘 나가는 차라는 느낌 보다는, 편안하고 여유롭고 부드러운 가속력을 제공한다. 따라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스포티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보다는 부드럽게 운행하는 성향의 소비자에게 더 적합하다.

실내공간은 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랜져를 타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것이다. 대형 기함 세단급이다. 실내공간에 비해 트렁크 바닥면이 하이브리드 배터리 때문에 솟아 올라와 있고, 우측 공간 역시 타이어 수리키트와 배터리함 때문에 좁아진 트렁크 공간이 너무 아쉽다. 카달로그만 보고 차를 구입하지 말고, 실제로 확인후 구입하자.

르블랑 모델은 기본 인테리어 색상이 화이트에 가까운 베이지이고 부분적으로 검정색이다. 르블랑은 프랑스어로 화이트 라는 뜻이다. 이렇게 밝은색이 감당이 안되는 소비자들에게 검정색 인테리어도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도 다행이며 이는 필자 역시 포함된다. 주기적으로 깨끗히 닦고 관리 할 수 있다면 정말 고급스럽고 이쁜 인테리어 컬러이다. 

그랜져는 2022년 하반기쯤 풀체인지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제조사의 사정상 조정될 수 있다. 그때까지 그랜져는 르블랑과 같은 가성비 트림을 무기삼아 끝물 판매에 집중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기 차종들이 6개월~1년씩 출고가 소요되는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비상식적, 절망적이다. 이 때문에 중고차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편, 이 그랜져는 현재 최대 2개월 정도면 출고가 가능하다고 하니 끝물인데도 불구하고 꽤 선방하고 있다.

묻지마 베스트 셀러 그랜져, 베스트 셀러는 다 이유가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트렁크 공간 말고는 딱히 단점이 없어 보이는 차이다. 넓은 실내공간, 기술적으로 검증된 끝물 모델로 속을 덜 섞일 가능성이 높은 그랜져야 말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2021年 10月

金 完 泰